차지량
new home 뉴홈
Sep 11 - 23, 2012 4:00pm~10:00pm
Opening Reception 7pm Sep 11
함께 잠 못 이루는 여행
▶ 09 14 7pm~ 다세대주택
▶ 09 20 7pm~ 도시형 원룸
▶ 09 23 7pm~ 아파트 (Closing)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Arts Council Korea
차지량_new home_참여 프로젝트_2012
“모두가 잠든 늦은 밤, 완공을 앞둔 새집에 사람들이 들어간다. 서울과 지역을 오가며 재개발 지역의 다세대 주택과 수도권의 도시형 원룸, 신도시의 아파트로 들어간다. 그들은 시간을 보낸다. 온기를 남기고 씨앗을 심고 잠을 청한다. 아침. 그곳을 나와 어디론가 이동하여 도착한 새로운 둥지. new home.“
차지량_new home-다세대 주택_video_26min_2012
new home. 헌것을 부수고 새것을 만든다. 집은 빠르게 층을 올려가며 공사를 진행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곧, 새집이라는 이름으로 완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new homing. ‘사람이 집이 될 수 있을까? 가족이, 도시가, 국가가, 그저 공기가 집이 될 수 있을까?’ 모두가 잠든 새벽. 공사현장도 어둠에 잠겨 잠시 쉬고 있었다. 나는 잠에 들지 못했다. 현장을 찾아가 살펴보았다. 그리고 주거를 욕망하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new homeless. 새집에서 자는 기분은 어떨까? 그들은 뉴홈에서 시간을 보낸다. 아침. 자리는 옮겨진다. new homework. 일시적 주거의 행위는 ‘하우스’에 들어가 ‘홈’으로 접근하는 과정이다. 뉴홈을 경험하고 감상하여 도달한 둥지는 성장하는 세대의 새로운 생존법으로, 상상적 제안이 되길 기대한다. 언제 어떻게 완성될까? 도시에서 살아가는 모두가 한가지 완성형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는 것은 아닐 것 이다. 주거욕망과 난개발에 둘러진 집. 도시의 문제와 개인의 고민. 그럼에도 오늘 우리는 잠을 자야한다. ■차지량
차지량_new home-다세대 주택_video_26min_2012
차지량_new home-도시형 원룸_video_22min_2012
“<new home>은 도시계획과 주거문화에 관여하지 않은 세대의 공간을 갈망하는 행위이다.” 차지량 작가가 <new home> 페이스북(www.fb.com/newhomeMT)에 올린 소개의 첫 부분이다. 이곳에 지난 1년간 (전시의 오픈인 9월 11일은 이 페이지를 만든 지 만 1년 되는 날이다.) 쌓인 글을 읽어 보면, 뭔가 너무 방대하여 거대한 숲속에서 헤매는 기분이다. 그럴 수밖에……. 공간에 대한 우리의 갈망은 숲처럼 울창하니까.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지난 1년의 여정을 간추린 영상 세 편을 상영한다. 영상 속에서 사람들은 미완성이거나 미분양 상태인 다세대 주택, 원룸, 아파트에 ‘입주’한 뒤 하룻밤을 보낸다. 하룻밤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우리는 집과 과연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다소 회의적이었던 내 생각은 영상을 본 뒤 보기 좋게 깨져 버렸다.
차지량_new home-신도시 아파트_video_42min_2012
그들이 버려진 집기들을 집으로 들일 때, 싱크대나 욕조에 물을 받고 물건을 띄울 때, 물품 이름이 적힌 종이를 자신의 방 안에 배열할 때, 야광봉을 뿌리고, 돗자리로 학을 접거나, 다 먹은 과일의 씨앗을 천정의 틈새에 ‘심을 때’ 종종 진지함마저 느껴졌다. 흡사 집터에 머무는 가신(家神)에게 올리는 제사 같았다. 한편으론, 공간에 대한 간절함이 읽혀 조금 짠했다.
지난 7월, <뉴홈 상영과 함께 자는 공연>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렸다. 영상 상영 후 관객들은 버스를 타고 청라국제도시로 이동했다. 한 시간 넘게 그곳을 거닌 경험은 인상적이었다. 보름이 지나 이운 빨간 달이 도시 위에 불길하게 걸쳐 있었다. 20층은 족히 돼 보이는 수많은 신축 아파트 동과, 단지 사이로 난 넓은 대로는 오히려 재개발을 앞둔 유령도시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종으로 횡으로 텅 빈 그 공간 속에 정작 우리의 공간은 없었다. 아, 우리는 유령보다도 못한 존재란 말인가.
차지량_new home-신도시 아파트_video_42min_2012
자정 무렵에는 아트플랫폼으로 돌아와 밴드의 연주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텅 빈 도시의 잔상과 공연장 안팎에서 떠돌던 집에 대한 관객들의 이야기를 자장가 삼았다. 잠결에 언뜻언뜻 들리던 이야기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 나만 앓던 생각이 아니었구나. 저들도 성이 나다 못해 무기력하구나. 한데나 다름없는 공연장 바닥에서 비교적 푹 잤던 까닭이다. 공연장 안의 그 공기가 공간에 대한 갈망을 위로해 준 것 같다. 어떤 책의 제목처럼 ‘욕망해도 괜찮’다고.
작가는 이번 전시 기간 중 주말을 이용하여 관객들과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아마 인천의 공연처럼, 서울 곳곳의 빈 공간을 둘러보고 어디선가 잠을 잘 것이다. 나의 이야기가 너의 갈망과 같고, 그것이 우리와 같다는 걸 느끼길 바란다. 위로 받길 바란다. 비로소 깊은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학 위에서 쉼도 없이 깊이 잠든 그 사람처럼. ■목승원
차지량_new home-함께 잠 못 이루는 여행_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