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August 08 – 30, 2014
신민, We’re all made of ______맥도날드 쓰레기, 가변크기, 2014
1장
궁핍의 무한 루프
소프트콘 500원
아이스커피 1000원
선데이 아이스크림 1500원
불고기 버거 2000원
“아이스커피 10잔. 두 잔은 시럽 넣어서.”
“초코콘 12개 주세요. 빨리 주세요.”
“언제 나와요?”
“쳔원짜리 커피 10잔만 줘. 프림이랑 설탕 많이.”
신민, 주문하신 소프트 콘 두 개_맥도날드 쓰레기, 80 x 70 x 192 cm, 2014
신민, 잉여슈트_맥도날드 쓰레기, 73 x 93 x 152 cm, 2014
신민,
side effect_맥도날드 쓰레기, 52 x 33 x 135 cm, 2014
신민, We’re all made of _____맥도날드 쓰레기, 각 10 x 11 x 22 cm, 2014
구매의 문턱을 없애자니
헐값 알바생 허리가 휜다
기업은 사람의 척추를 구부리지
그렇게 이익을 얻지
알바생의 돈은 모이질 않는다
여기서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여기서 이렇게 햄버거를 사 먹는다
여기는 이렇게 싼 곳이니까
버튼 하나만 누르면 콜라가 뙇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잘 익은 감자가 뙇
계산도 거스름돈도 금전등록기가 뙇
내가 아니어도 이 일을 할 사람들은 많다
내가 그만두어도 기업은 아쉽지 않다
젊고 건강하며 돈 필요한 잉여들은 세상에 널렸지
값싼 노동력과 후렌치 후라이의 공통점: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헤어 나올 수 없다’
전쟁이 시작되는 런치 할인 시간
알바생의 가슴은 쿵쾅대기 시작하고,
남은 건 알맹이를 토해낸 엄청난 양의 냉동 감자 봉지들
이것은 마치 잉여라 불리는 우리 세대의 살가죽
퇴근 지문을 찍고 냉장고로 향한 뒤
텅 빈 냉동 감자 봉지를 모조리 챙기고
맥도날드 폐휴지도 한아름 챙겨
맥도날드 알바생은 작업실로 고고
어린 알바생이 내게 말하네 당신은 쓰레기 수집가
삼촌 알바생은 미소를 짓네 무언가 아는 듯이
2장
견상자세를 강요하는 사회
*견상자세: 개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처럼 보이는 요가 자세
신민, 견상(犬 狀)자세 중인 알바생_맥도날드 쓰레기, 308 x 200 x 153 cm, 2014
신민, 견상(犬 狀)자세 중인 알바생_맥도날드 쓰레기, 75 x 176 x 73 cm, 2014
“신자유주의 방법이란, ’희생의 누진성‘을 최대한 활용,
더 처참한 환경의 사람들을 대며 오로지 인내만 강요한다.
현재의 자기 문제에서 눈을 돌리게 하고
현재 그가 처한 곤경을 억누른다.
현상의 문제점이 은폐되어 버린다.
이렇게 강조함으로써 이득을 얻는 것은 누구일까.
바로 기업.“
-최태섭, [잉여사회]-
기업이 말한다
'견상자세는 좌골 신경통에 탁월하지.'.
우리는 말한다
‘원치 않는 견상자세는 엎드려 뻗쳐 아니야? ’
나는 좌골신경통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생존을 앓고 있다
기업과 미디어와 국가가 하는 말
‘사람이 잉여인 것은 자기 계발 부족 탓이지.’
‘인내하고 견디면 꽃이 필거야.’
그러나 잉여에겐 꽃 따위 피지 않지
잉여란 기계의 용어이므로.
노동으로 생존할 수 없다면
저항하여 생존해야 한다
랩퍼는 디스하고
무용수는 춤을 추고
미술가는 그림으로
디씨인은 갤질로
저항하세
행동하세
척추를 펴세
■글 신민
■정리 서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