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노랑
한때 나는 죽었었다. 나의 일부는, 아니 나의 모든 것이 죽고 상실되었다. 나는 검정이었다. 암흑이고 혼돈이었다. 나는 찾고 싶었다. 살고 싶었다. 나의 숨을 쉬고 싶었다. 무엇을 찾아야 할지 몰랐다. 그것을 찾으면, 찾고 나면 어떤 상태가 될지 꿈꾸었고 산봉우리를 하나 넘으면 길 끝에 이르면 너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열망을 품고서 걷다가 뛰었다. 숨이 차도록.
호흡이 뒤섞이고 얼굴이 얼룩지고 몸이 떨어져 나가는 것은 괜찮았다. 너를 찾을 수만 있다면.
너는 누구일까. 너는 무엇일까. 그것을 알 수 없어 저무는 해와 떠오르는 달을 겹겹이 쌓아놓았다.
그것은 노랑이었다. 그것은 나였다. 그것은 나의 다른 이름이다. 부끄럽지만 찬란하게 빛나던 순수였다.
내가 그린 그림 속에서 너를 찾아 헤매었다. 바위의 얼룩 속에서, 그을음으로 번져가는 어둠 속에서 색으로 피어나는 것들이 있었다. 이제 너를 만난다. 지금 나는 ‘검은 노랑’이다.
안중경
얼룩_oil on linen_145.4x97cm_2024
道,oil on linen,162x112cm,2021
바람_oil on linen_145.5x97cm_2021
검은 산_oil on linen_162x112cm_2021
악보,oil on linen,116.5x72.5cm,2021
늦은 봄_oil on linen_162x112cm_2022
부끄러움_oil on linen_45.5x38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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