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냄새 ; scent without a name> 는 취향(趣向)과 향(香) 간의 흥미로운 관계에서 출발했다. 취향과 향은 보이지 않는 힘을 지니고 있다. 또, 상호 간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서로에게 은밀하게 그러나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예로 한 사람의 정보를 뇌에 입력할 때, 인간은 인식 과정에서 감각과 추상적개념을 공유한다. 보이지 않고 이름도붙일 수 없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향도 그 중 하나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이 과정에서 무의식적이며 본능적으로 맡았던 향대한 나의 주관적 평가도 함께 입력된다. 만약 그것(향)과 주인의 이미지가 딱 맞아 떨어졌을 때 그 어떤 인지적 정보보다도 인상적인 것으로 사람들에게 각인이 된다. 이는 향이가진 힘이다. 향은 그 자체로 말을 한다. 대게는 은밀하게 속삭이므로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뿐.
향은 다양한 것을 말해준다. 사물의 속성부터 어떠한 현상까지. 우리는 태어나서 마지막 순간까지 매 순간 향/냄새를 맡으며 산다. 셀 수 없이 많은 냄새는 색깔만큼이나 다양하고다른 결이 존재하며 그것은 천차만별이다. 그리하여 그 많고 많은 향/냄새 중 우리가 취사 선택하여 기억하는 향/냄새는 그 사람만의 색깔, 그 사람이 가진 결을 단적으로 말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은 곧 취향으로 연결, 무한히 확장된다.
전시 <이름 없는 냄새>에는 다양한 취향만큼이나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이들이 다양한 냄새에 관해 이야기 한다. 참여 작가가 포착하고 주목한 냄새이자, 세상에 나와 공유하고 싶은 냄새는 곧 그만의 모습이고 그 만이 할 수 이야기이다. 이것은 다분히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또 같은 시대를 공존하며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의 은유이기도 하다.
김형기_机烈火_21X29.7cm_Digital Pigment Print_2019
노채연_The Mysterious House_가변크기_ Digital Pigment Print_2021
이성연_회상[回想]_1X0.5m_Mixed media_2021
양수영_밤_33.4 X 24.2 cm_캔버스 위 아크릴_2021
김태규_겨울 해질녘 문방구 앞(가제)_ 45X53cm_캔버스 위 잉크_2021
최정원_냄새의 세계_ 33.3X24.2cm_캔버스 위 아크릴_2021
신지은_타인과 나_16 X 16 X 30 cm, 40 X 30 X 35 cm_ CRT 모니터_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