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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3일 패트릭은 그의 작가를 만나기 위해 강원도 홍천에 갔다. 그는 1년만에 보는 그의 작가에게 반가운 인사와 더불어 그동안의 작업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어왔다. 이후 조금씩 떨어지던 빗방울은 소나기가 되었고, 작가는 패트릭에게 작업의 결과를 서둘러 전달했다. 1년전 패트릭과 그의 친구들은 강원도 홍천의 곰실숲에 하얀색의 빈 캔버스 10개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곰실숲은 1년 동안 그려낸 7점의 캔버스와 찾을 수 없는 캔버스 3점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빗속에서 그림이 번질 것을 염려한 패트릭은 작품을 들고 서둘러 마을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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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1_46x38cm_forest on canvas_2018

다큐멘터리 영화 ‘자연농’과 책 ‘불안과 경쟁 없는 이 곳에서’를 통해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해온 패트릭은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찾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곰실숲과 함께 “Forest is the Artist"전시를 준비했다.

지구에서 함께 하는 삶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연의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을까?’ 패트릭은 곰실숲을 예술가로 섭외하여, 빈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게 했다. 곰실숲이 1년 동안 그려낸 그림들은 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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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2_46x38cm_forest on canvas_2018

우리는 자연을 보고 감탄하고 이를 그림으로 그리고, 사진으로 찍어서 남긴다. 그렇게 자연은 예술의 모델이자, 그림이 그려지고 조각되어지는 대상이었다. 관찰하고 그려내는 것은 인간의 몫이었다. 즉, 자연은 창조적인 행위를 하는 주체이기 보다 대상으로서 인간과 분리되어져 이해되고 받아들여졌다. 점점 자연과 멀어진 삶을 살아가면서 자연의 일부로서 맺어온 관계들도 소원해졌다. 그리고 자연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게 되었다.


하얀색의 캔버스는 비어있는 공간으로 곰실숲에 건네졌고, 봄, 여름, 가을, 겨울 1년간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흰 캔버스 위에 시간의 실루엣이자 드로잉으로 우리에게 보여진다. 그렇게 비어진 캔버스는 곰실숲이 자신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예술가의 행위가 시작된 출발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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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3_46x38cm_forest on canvas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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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4_46x38cm_forest on canvas_2018


스스로를 비움으로써 채워진 캔버스를 닮아간다면 우리 또한 자연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의 삶을 창조적인 활동으로 본다면 자연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으로서 고정되고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상호의존적 관계를 통해 우리가 귀기울여야 할 존재가 되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인간이 자연의 식물과 동물을 기르면서 컬쳐( culture )란 말이 만들어졌다. 양식(樣式)이란 것 문화란 것이 쌓여갈 수록 우리는 그것들을 자연에서 빌려 왔었다는 것을 잊어가는 듯하다. 곰실숲이 그려낸 캔버스를 보면서 오늘날 인간에 의해 변화된 자연과 함께 하는 법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구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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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5_46x38cm_forest on canvas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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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6_46x38cm_forest on canvas_2018




Statement of Exhibition coordinator to Gomsil Forest 

전시 기획자의 말


As our society becomes more aware of the ecological peril we find ourselves in, so too have we become aware of the need to build equitable relationships between ourselves, our industries, and the rest of the natural world. Within this awareness, the question of how we can better listen to nature is a critical one. 현대사회가 생태적 위기에 직면할수록, 자연계와의 균형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 떻게 해야 우리는 자연의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을까?’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 된다.


This exhibition is in part, an attempt to work directly with this idea of listening to nature in a medium we are familiar with, in this case, the forest expressing itself directly on a canvas displayed in an art gallery. In addition, it is an attempt to give credit directly where it is due.
이 전시는 부분적으로 ‘자연의 소리를 듣는다’는 기존 예술의 역할을 재현하려는 시도이다. 이 맥락에서 숲은 우리 에게 익숙한 매체, 다시 말해 ‘갤러리에 전시되는 캔버스’를 통해 그 자신을 표현한다. 또한 동시에, 숲에게 직접적 으로 예술가의 지위를 부여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My job was primarily to take care of the things which are impractical for Gomsil Forest to accomplish alone, such as buying and transporting the canvas, preparing the artworks for hanging, and writing about the works. The creative content of the artworks themselves are from Gomsil Forest’s own artistic intention. In this, I am merely an assistant to Gomsil.

나의 역할은 캔버스를 구입해 그곳까지 운반하거나 전시를 위해 작품을 진열하고 글을 쓰는 등 주로 곰실숲이 홀로 할 수 없는 일을 맡아 처리하는 임무였다. 작품의 창의적 표현은 모두 곰실숲 자체의 예술적 창작의도를 통해 만들 어졌다. 이 과정에서 나는 그저 곰실숲의 조수일 뿐이었다.


Gomsil Forest herself is a small, early-career forest in Hongcheon province, a mountainous region in the northwest of the Republic of Korea, not far from where the Winter Olympics were held this past year. We first met in 2011, during a visit to interview local natural farmer, Seonghyun Choi for a documentary film we were making. Since that day, my wife and I have continued to make regular visits to Choi and Gomsil, to help with harvesting and rice planting in the valley, and sometimes just dropping by to say hello.

강원도 홍천군에 있는 곰실숲은 작고 어린 숲이다. 아내와 함께 웹진 취재차 자연농 농부 최성현씨를 찾아갔던 2011 년 겨울에 곰실숲을 처음 만났다. 첫 방문 이후로도 우리는 매년 농사일을 돕기 위해 정기적으로 홍천을 찾아갔고, 가끔은 숲의 안부가 궁금해서 그냥 찾아가보기도 했다.


Looking at the works in this gallery, which Gomsil produced over the course of a year, they are quite extraordinary. The use of texture, subtle color shifts, and patterns; they are a united body of work, yet each one says something completely different from that of the next. As the coordinator of this exhibition, my biggest hope is that we might each find something in the voice of Gomsil here, in these artworks.

이곳에 전시된, 곰실숲이 한 해 동안 작업해낸 작품들을 바라본다. 질감의 사용, 섬세한 색상변화, 다양한 패턴 등 모든 작품들이 서로 연결성을 띔과 동시에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는 놀라운 작품들이다. 전시의 기획자로서 나의 가 장 큰 소망은, 우리 모두가 이곳 곰실숲의 작품에 담긴 목소리를 통해 서로에게 무언가 의미있는 것을 발견했으면 하는 것이다.


After the exhibition, the profit from works sold will be delivered directly to Gomsil Forest, by way of spreading the money evenly on the forest floor.
전시가 끝나면 판매된 작품의 수익금은 곰실숲으로 전달되어 숲속 땅바닥에 고루 뿌려질 예정이다.


Patrick M. Lydon _January 2019 

패트릭 M. 라이든._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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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msil Forest is Artist _ 8’ 05”_single-channel video and sound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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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7_46x38cm_forest on canvas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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