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수
November 14 – 29, 2014
길 안에서,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4
작가는 수도권의 특혜가 현실화되기 어려운 지역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리하여 작가는 유년기 자연을 벗 삼아 놀이를 즐겼고, 호기심이 가득한 시절 철길 주변에서 길의 연장선들을 상상하며 자유를 느꼈다. 청년기엔 그만이 느끼는 지방의 매력적인 특색을, 다른 지역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는 그 통로로써 길들의 구조를 탐구하길 좋아했다. 그저 길의 구조를 놀이로 즐겼던 유년의 작가는 이제 창작을 업으로 삼는 작가의 길을 가고 있다.
In the Road,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4
성인이 된 작가는 여전히 '길'이라는 구조를, 피상적인 형태로만 보지 않고, '선'들의 연결을 통한 잠재된 소통의 방식으로 의식하며 작업을 펼친다. 어린 시절 다른 차원으로 이동이 가능한 상상의 '길'들이 지금 작가에겐 작품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방법의 표현들로 소재화 되었다. 작가의 이전 작품들은 평면 안에 '선'들이 얽히고설킨 상태의 나열들로 마감 되어있다. 이후 작가는 '선'들이 모인 덩어리들을 부조화 하며 '선'들의 양들을 돌출시키기 시작했고, 결국은 이번 플레이스막 전시에서는 완전히 입체로 나오는 결과들로 표현되어진다.
In the Road, 혼합재료, 163 x 130 cm, 2014
어렸을 때 작가가 느낀, 펼쳐진 길이라는 연장선의 것들은, 물리적으로 고립된 지역적 소통의 부재를 해결하고 싶었던 간절함 이였다. 지금 작가는 선이라는 일차원적인 그리드의 형태에서 벗어나 계속해서 고민하는 원활한 소통의 방식을 이상적으로 보여주려 한다. 작품의 외형적 설치 방법으로도 편안한 작품의 감상을 위한 도구로써 관객에게 이해시키려 한다.
In the Road, 혼합재료, 60 x 60 cm (each), 2014
작가와 인터뷰 중 빠른 정보전달의 시작이 된 디지털의 진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날로그적인 서정적 감성의 퇴화를 걱정하기도 했다. 또한 대표적인 진화의 결과물인 인터넷은 익명성과 광범위성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점들로 화두 되곤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사회적인 속도변화들이 작가에겐 소통을 위한 긍정적인 노력의 결과물로 해석 될 수 있다. 다양한 소통의 하나로써, 어린 시절 기술의 발달로 시작된 철길과 같은, 상상의 이동과 변화가 가능한 ‘길’로서 말이다. 글쓴이 역시 앞으로 있을 어떠한 관계의 소통방법으로 온라인을 배제할 순 없는 거 같다. 이번 플레이스막 ‘In the Road’ 전시에서 온더로드와 같은 평면적인 감상이 아닌 깊이있는 인더로드 상태의 소통방식을 기대해 본다.
■김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