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a56fd91ad8a414bfafe88bf0c58c1df.jpg




PLACEMAK에서는 여섯 명의 한일 작가의 작품을 다루는 「Memories in Movement」 전시가 열립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일직선상에 새겨지는 리듬이 아니며, 때로는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도, 언제나 현재와 호흡을 맞추며, 다시 태어나고, 갈라집니다. 이는 물리적인 구조, 또는 개별적이며 복합적인 체험을 공유하는 방법에 의해 일어납니다. 따라서 기억이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통해 공명하는 시간을 나타낸다고도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본 전시회에서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바뀌어가는 기억, 그 복잡한 양상을 아티스트의 다양한 시각과 기법을 통해 제시하고자 합니다.



Gallery PLACEMAK are pleased to announce the opening of our newest exhibition, “Memories in Movement”, featuring six artists from Korea and Japan.


Time, as we experience it, is not a rhythm that thrums along a thread in a single direction, but a set of endlessly diverging strands that expand and contract in harmony with the present. It is a physical structure, manifested into reality by a technique composed of the individual and collective experiences which we all share. Time can be signified by the memories which are transmitted through all of our bodies and souls.


In this exhibition, we hope to reveal the complex and shifting interrelationships between time and memory through our artists’ differing perspectives and methods.


113860a5e4858451a7f8f841cbf2eda2.jpg

Natsumi Sakamoto_She casts a curse into the sea_2019


사카모토 나츠미(坂本夏海) 작가의 신작, 판화와 비디오를 이용한 설치미술 작품은 스코틀랜드의 마녀사냥과 마가목의 액막이 미신을 테마로 한 기억의 계승에 대해 묻습니다. 15세기 이후 유럽 전역으로 퍼진 마녀사냥을 재앙이나 병을 물리친다 알려진 마가목, 다수의 피해자가 관련되어있던 낙농업, 당시의 모습을 전하는 출판물, 세대를 거쳐 전해져 내려온 에피소드 등의 이미지로부터 영감을 얻어 표현하였습니다. 이는 저주와 죽음, 그리고 치유를 초래한 중의적 존재로서 종합적으로 실체화된 마녀와 그 비극의 망각에 저항하는 상징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Natsumi Sakamoto’s latest work, an installation that employs video and woodblock prints, takes as its subject the superstitions surrounding the Scottish witch hunts and rowan-wood apotropaic talismans, through which it explores the question of the inheritance of memory. Beginning in the 15th century, witch hunts spread throughout Europe. Rowan is believed to provide protection from sorcery, as well as from diseases and disaster. Drawing together the echoes of these images, this work captures the realities of the period and the conditions of the unfortunate, many of whom worked as dairy farmers, with episodes that transmit messages to us that transcend the era in which they took place. Witches possess a dual nature, binding within themselves both cursed death and the hope of recovery. This work stands as a monument against the tragic oblivion of those witches whose reality was given form by a manifestation of communities’ collective will.



19efbc35b81e1aa7349caa457d3ffafb.jpg

Jungsik Lee_ox_2019


HIV 감염인으로 살아가는 일상의 현실을 행위예술이나 비디오작품으로 그려내는 이정식 작가는 편견으로 인한 개인의 망각이 만드는 폭력성에 대하여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매일 먹어야 하는 치료제의 복용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본 작품은 병에 지배당하는 아티스트의 삶을 묘사합니다. 한 번뿐인 소중한 삶을 사는 개인이, 사회적으로 HIV 감염인으로만 낙인 찍히는 상황은 바이러스와 존재의 불완전함에 시달리는 고뇌를 의미합니다. 스스로를 제 3자의 시선으로 치유하려는 시도는 타인의 삶을 직면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절실히 추구합니다.


Through performance and video works, Jungsik Lee expresses the daily rigors of living with HIV, quietly describing the insidious violence of forgetting one’s self as a consequence of discrimination. This piece, structured around daily logs of medicine dosage records, reflects the existence of an artist living under the yolk of disease. Lee, in the middle of an irreplaceable path through life, is nonetheless seen by society solely as a carrier of HIV. This work imbues meaning to the anguish of the incompleteness of an existence overshadowed by the virus, and constitutes an attempt at healing by casting one’s gaze beyond the self. Lee calls on us to sincerely question the ways in which we confront one another’s lives and share in their existence.


14fd67b556eb58086c30a3851c79bc02.jpg

Miyuki Yamashita_Smell of blue_sound of stars_2019


기억 속에 있는 이미지를 기점으로 전개하는 야마시타 미유키(山下美幸) 작가의 작품은 즉흥적인 기법의 강점을 살리는 드로잉 연작입니다. 5년 전에 본 줄타기하는 소녀의 사진을 바탕으로, 연필, 수채화, 마스킹 테이프 등을 이용하여 이미지와 손의 움직임을 재빠르게 연결하는 과정에는 ‘장소’의 힘도 작용합니다. 한 순간을 렌즈를 통해 담은 사진으로부터, 끝없는 현재의 반복에 의해 가능성을 넓히는 시도를 통해, 아티스트는 결코 멈추지 않는 기억과 자신의 존재 그 자체를 마주합니다.


Miyuki Yamashita’s work takes images from memory as its starting point, drawing upon the vigorous strength of improvisational techniques, exhibited in a series of deft drawings. Based on photographs of a tightrope-walking young woman captured five years prior, Yamashita uses pencils, watercolors, and masking tape to swiftly interweave images and the movements of her hands, drawing also upon the energy of the surroundings. Rooted in the instant captured by the lens, the artist explores a proliferation of possibilities through an eternally recurring present completely free of stagnation, while continuously confronting both memory and the existence of the self.



1000JiSeonKim.jpg

Ji Seon Kim, Blue darkness series, 2019


김지선 작가는 야마시타 작가와 같이 기억을 기반으로 작품을 제작하지만, 야마시타 작가와는 대조적으로 계속되는 이미지의 공명 그 자체를 표현하는 기법을 사용합니다. 그녀는 깊은 자연 속에서 지낸 후 스튜디오로 돌아와 색채, 소리, 습도나 온도 등, 그녀의 몸에 새겨진 단편적인 조각들을 30~40cm 정도의 사각 캔버스에 재현합니다. 끊임없는 호기심과 생명의 에너지는 아티스트가 Wonder-site라 부르는 거대한 가상의 풍경으로 구성되어갑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과 미지의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풍경은, 관람자를 새로운 무대로 초대합니다. 


Similarly to Yamashita, Ji Seon Kim produces pictures based on memory, but has chosen a contrasting method for representing the resonance of accumulated images. Returning to her studio after spending time communing in the depths of nature, she gradually gives shape to the fragmentary impressions left on her body by the colors, sounds, humidities, and temperatures of the wilderness, capturing them on canvases of thirty to forty centimeters square. She now pours her indefatigable curiosity and energy of spirit into constructing what she calls her ‘Wonder-site’, a massive aerial landscape. Standing at the brink of the known and unknown, she invites onlookers onto the stage of adventure.


1000_Isoya.jpg

Hirofumi Isoya_Lag_2019


이소야 히로후미(磯谷博史) 작가의 Lag는 낙하하는 액자를 포착한 사진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잡아낸 작품입니다. 테두리가 떨어진 사진은 순간적인 과거의 사건을 포착함과 동시에, 현재와 잊혀진 시간의 교감을 가시화하는 것으로 대치하는 사람에게 어지럼과 도착감을 초래합니다. 본 작품은 액자라는 물리적인 존재 그 자체를 중심으로 두기 때문에 복제 할 수 없습니다. 추상적인 표현이면서도, 우리의 현재 이 곳에 있는 구체적이며 신체적인 모습이 하나로 구현된 것입니다.


Isoya Hirofumi’s Lag is a work comprised of photographs that capture the images of falling picture-frames, presented within those selfsame frames. These connected photographs crystallise an instantaneous fragment of the past, while simultaneously challenging us with vertigo and inversions that manifest the resonance between the present moment and lost time. As this work pivots on the physical properties of the frames themselves, each instance is irreproducible. While possessing abstract expression, our physical and corporeal reality, which exists in the here and now, spontaneously becomes apparent as we interact with this work.


f19aea0ba2432f1d5e4525304b36e36a.jpg

Woon Zung, Melting, 2019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일의 ‘반전’에 관심을 가진 정운 작가는 히로시마의 지질학 보고서에서 영감을 얻은 비디오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7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도시의 90%를 괴멸한 원폭 투하로부터 약 70년 후, 히로시마완의 해변에서 연구원들이 직접 발견한 유리조각은 폭발 당시의 고열로 녹아내린 건물의 잔해를 나타냅니다. 본 작품은 플라스틱이나 돌 등의 물체를 3D스캔한 이미지나 다양한 도시의 파괴영상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불, 꿈, 응고, 재생, 의태, 오염 등의 이미지가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시대나 장소를 넘어 남겨진 것이 전하는 특정한 사건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의 집합은 새로운 상상력이나 경험으로의 길을 제시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Drawing our attention to the “slippage” of artificially created objects, Woon Zung has created a video piece conceived from a Hiroshima geological report. Seventy years after the Atomic Bomb annihilated ninety percent of the city and robbed seventy thousand humans of their lives, the authors discovered fragments of glass washed up on Hiroshima beach, remnants of structures and debris fused by the extreme temperatures at the time of the explosion. This work uses scans of these shards of plastic and stone, as well as images of the demolished city, revealing sequences of depictions of fire, dreams, coagulation, resurrection, mimesis, and pollution. This accumulation of fragmentary memories of the events transmitted to us by those surviving objects that transcend time and space function for us as gateways to new imaginaries and experiences.


본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기억의 과정의 형태나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시대와 장소를 넘어 섬세하면서도 대담하게 확장되어가는 경험 본연의 자세에 대해 알아가고자 합니다.


By displaying the images and processes of a multiplicity of memories, this exhibition aims to make us contemplate beyond time and space, subtly and dynamically encouraging us to explore the horizons of our experiences.


 Yuri Fukushi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