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이 여문 네 명의 작가가 모였다.
‘여물다’라는 말은 ‘단단하게 잘 익다’라는 것을 표현하기도 하고, ‘빛이나 색이 여문다’와 같이 ‘점점 짙어지고 퍼진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작가에게서 여문다는 것은 빛이나 색이 퍼져나가는 것처럼 작가의 감각질(感覺質)을 통해 빛을 만들어 발화할 때를 의미한다. 칠흑 같은 어둠에 작고 가녀린 불빛의 섬세함이 등불이 되었을 때나 화려한 도시를 밝혀 화려함을 더해줄 때나 빛은 각자의 의미 있는 힘을 가지며 퍼져나게 된다. 여기 자기만의 빛을 가지고 단단하게 걸어가는 작가들이 모였다.
열려있는 기관의 몸짓은 공감각을 둘러싸고 있는 흐름과 대상을 손에 담는다. 선험적 의식과 감각하는 신체의 손끝으로 무언의 행위와 말이 되었다. 어느 땐 눈을 잃고, 어느 땐 눈의 촉각을 따르며, 어느 땐 눈을 감고 소리를 열고, 어느 땐 귀가 눈이 되어 이야기한다. 각자가 가지는 신체가 발화되는 기관은 다르지만 묘하게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소리 없는 말이 아닌 말이 되어 손끝이 닿는 어디엔가......
전시 <손끝의 말>은 중의적인 뜻이다.
작가들의 여문 손끝을 이야기하기도 하며 몸이 갖는 손끝의 소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전시를 통해 작가들이 비추는 여러 색의 빛을 향해 따라가 보길 바란다.
별루양_적막 Desolate_ Oil on Canvas_33.4x24.2cm_ 2022
별루양_청춘_Youth_Oil on Canvas_ 33.4x24.2cm_ 2022
이학승_사라진 귀, 감춰진 말_ 영상_FHD_5분10초_2022
임선이_평면적 인식–바라보는 방법-별_30X40cm_석고__2019 (1)
임선이_평면적인식-바라보는 방법-어떤 파도_35X45cm_석고_2019
정유미_조금만 더 힘을 내렴 (Cheer up a bit more)_Acrylic on canvas,_80×120㎝_2022
정유미_하얀 산들바람 (White breeze)_ Acrylic on canvas_53×45cm_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