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절된 신체, 요정도 새도 아닌 생물들, 전형적인 마녀의 얼굴. 작가 김민영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짧게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들은 한 화면에 한 명만 등장하지 않으며 늘 다른 누군가와 함께 존재한다. 또한 꿈(대부분 악몽으로 추측되는)같은 풍경 속에서 알 수 없는 행동들을 하고 묘한 말을 내뱉기도 한다. 가느다란 펜으로 그려진 그들은 그래서 어딘가 불완전하고, 약해보이며, 망가진 인형처럼 어색한 표정을 하고 있다.
그들은 표정이 있지만 표정이 없다. 웃고 있지만 웃고 있지 않다. 그래서 나는 작가가 자 신의 작품을 정의하는 ‘그로테스크’라는 단어보다 등장인물들의 텅 빈 눈이 가진 공허함에 더 끌린다. 생기 없는 검은 눈, 웃지도 울지도 않는 모호한 입꼬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들의 기이함을 극대화시키며 멜랑콜릭한 감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작가는 마치 자동기술법을 사용하듯 종이에 무수한 드로잉을 그려낸다. 종종 그들은 애니 메이션이라는 장치를 통해 움직이기도 한다. 나와 부딪히는 것들, 즉 타인 혹은 사회에 자리한 편견과 날선 말에서 시작되어 그려진 드로잉들은 작가의 내면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감정들을 대신한다.
■김미정
Live drawing 1, Video, 000110, 2018
The weird dream1, 000112, Video, 2017
펜 드로잉1 (각 29.7x21cm)_2017-2018
펜 드로잉2 (각 29.7x21cm)_2017-2018
'seamless'전시전경_스페이스캔 2018
드로잉작업 설치전경 1_ 마리몬드하우스 오픈스튜디오 2018
드로잉작업 설치전경 2_ 마리몬드하우스 오픈스튜디오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