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희展 / PARKSEHEE / 朴世熙 / installation.performance  
 2011_0916 ▶ 2011_0925


초대일시 / 2011_0916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04:00pm~11:00pm / 월요일 휴관

 

 

 1.jpg

박세희_발목잡힌: 플레이스막 소속 큐레이터 박세희의 학생증



2.jpg

박세희_발목잡힌: 플레이스막 소속 큐레이터 박세희의 졸업 증서

 

 

공포영화 중, 땅속이나 밑에서 공격을 하는 대부분의 거시기들은 모두 발목을 갑자기 움켜쥐며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꼭 좀비나 괴물이 등장하는 공포물 말고, 인간들끼리 나오는 픽션에서도 상대방이 평생 앉은뱅이로 살게 하기 위해 아킬레스건이라는 치명적인 신체부위를 건드린다. 또한, 발목은 운동선수들이 가장 많이 부상을 입는 부위로, 부상의 여부에 따라 선수로서의 생명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의학적으로 정형외과 병원에서 가장 많은 치료를 하는 부위가 무릎과 발목이라고 한다. ● 안팎으로 여러모로 섬세한 발목을, 자신의 발목도 아닌, 남의 발목을 잡기 위해 유디렉은 작전을 짰다. ● 희큐는 이제 한 달이 갓 넘은 플레이스막의 큐레이터이다. 그녀는 큐레이팅의 매력에 이 직업을 선택했으리라 유디렉은 가늠한다. 이론적, 학문적 역사가 불투명한 한국형 큐레이팅의 매력은 도대체 누가 퍼뜨리고 다닌 것인가, 참으로 그분들께 고맙다. 이런 훌륭한 희큐를 모시게 된 발판은 그분들이 만들어 주신 것이다. 나름 인-서울대를 훌륭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다니게 된 희큐의 첫 직장인 플레이스막.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받은 후 그 중에서 추려내 면접을 보고, 또 그 중에서 추려내 최종 발표를 하는. 할 것 다하는 갤러리들의 사람 뽑기 형태를 유디렉도 했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할 것 다하는 여타 갤러리들처럼 넉넉한 유지비가 없다는 것이다. 플레이스막의 비전과 미래를 이야기하며 발전 과정에 함께 하기 위해 희큐는 기본적으로 밥을 먹어야 하고 버스비와 핸드폰비를 내야한다.

  

 3.jpg


박세희_연명작전: 유디렉의 2011년 8월 상하수도요금 체납 청구서



4.jpg

박세희_연명작전: 유디렉의 2011년 6월 수도요금 청구서

 

 

인턴제도! 이상하게 언제부터인지 화이트큐브 채용 공고 란에는 인턴기간이라는 얄딱구리한 조건이 붙어있다. 대기업채용 공고도 아니고, 대학병원도 아닌 인턴기간. 부와 명예를 포기하고 예술적 코드와 감성적 아름다움이 좋아 문화에 발을 들여놓는 여러 지원자들에게 인턴제도는 마치 노예계약 같은 조건을 연상시킨다. 플레이스막은 인턴제도가 없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업무대비 급여를 드리지도 못한다. 하지만 그 만큼의 사회적인 큐레이터로써의 인지도를 위해 공간은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 공간의 노력과 희큐 개인의 미래적 삶은 다른 것이다. 한 달여 동안 희큐와 뒤치락거리며 그와 함께 일하는 비전을 그린다. 그 비전을 함께하기 위해 희큐의 발목을 과감히 잡고 늘어질 것이다. ● 히피, 대안, 비주류, 독립, 서브, 언더그라운드, 인디... 실험적, 저항적, 탈장르적, 전위적, 급진적... 대세가 아닌 듯 한 단어들이 이젠 가면을 벗고 폼을 잡는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전방위적 포용력은 우리들의 문화를 회색으로 만들어 주었다. 색깔론의 이야기가 아니다. 투명하고 아름다운 예술을 다루는 공간의 건립과 유지에 회색 빛의 배경은 암담한 불모지이지만 그러기에 더욱 진정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 유디렉 

 

 

 6.JPG

박세희_배보다 배꼽이 크지만 어렵사리 공수한 제주 쌀 막걸리 100병

(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orca764?Redirect=Log&logNo=110103700752) 

 

 

플레이스막은 시각예술공간을 빙자한 우리의 회사이다. 우리는 플레이스막의 큐레이터다. 플레이스막에서 일하는 노동자로서 공간의 발전 가능성과 비전, 다양하고 풍요로운 복지, 급여 상장에 대한 기대 등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유디렉의 건강, 작가들의 심리상태, 플레이스막의 존폐 여부에 관해서는 매우 민감하다. 그렇게 되어 버렸다. 이것은 우리가 의도한 바가 아니다. 유디렉이라는 사장 겸 대표 겸 디렉터의 예술적 의지가 우리의 사회적 기대 심리를 장악해 버렸다. 그는 대표로서 회사에 소속된 두명의 큐레이터를 상하관계에 놓인 부하직원으로 보지 않는다. 그가 느끼는 예술적 양상들, 그가 가진 예술계의 모든 인프라를 우리와 공유한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 플레이스막의 10월의 한 전시가 취소되었다. 전시를 한 달 앞두고 취소된 터라 우리는 공간에서 그 어떤 전시도 펼칠 수 없게 되었다. 그에 우리는 고민하지 않았다. 유디렉의 통장에는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의 경제상황이 곧 막의 존립이기 때문에 우리는 돈을 벌어야 한다. 그래야 지금까지 밀려있는 수도세와 전기세를 낼 수 있다. 이 엄청난 금전적 난항을 그 혼자 겪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막걸리를 판다. 그 막걸리가 제주쌀막걸리인 이유는 윤돈휘 작가의 작품을 더 보여주고 싶어서이다. 전쟁과평화展에 대한 이야기가 제주쌀막걸리를 마시며 더욱 농후하고 걸쭉하게 늘어 질 것이다. ■ 막걸리와 박세희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