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림
설치와 퍼포먼스
사라진 아름다움
April 19 – May 31, 2014
김구림_<성형외과>_전시 설치 전경_2014
기묘한 낯설음과 마주하게 될 이름 모를 이에게
당신이 전시장에 발을 디딘 순간, 이곳에서 풍기는 모든 분위기들은 어느새 당신을 불편하게 만들 것이다. 늘 보았던 일상의 사물들은 음습하고 괴상한 기운들과 함께, 어느새 당신의 주위를 에워쌀 것이다. 당신은 아주 작은 발견이 일어나기도 전에, 이미 저 먼 곳으로 발길을 돌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이 분위기 속에서 머물러 주기를 바란다. 이것은 허구가 아닌,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김구림_<성형외과>_전시 설치 전경_2014
김구림_<성형외과>_전시 설치 전경_2014
김구림_<성형외과>_전시 설치 전경_2014
<사라진 아름다움>이라는 전시제목이 말해주듯이, 오늘날 아름다움은 사라져 버렸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아름다움의 부재가 아닌, 아름다운 사람의 부재라고 할 도 있겠다. 물론 거리를 걷다 보면 아름다운 사람들은 전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 도톰한 입술, 높은 코를 가진 8등신 서양미인의 기준으로 본다면 말이다. 가슴을 부풀리는 일, 눈을 크게 만드는 일들을 현대인은 인위적으로 가볍게 조작한다. 이렇게 허물어진 본연의 육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개개인이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이 사라져 버렸다고 할 수 있겠다.
김구림_<성형외과>_전시 설치 전경_2014
작가는 이러한 현대 사회의 현상을 주목했다. 취직을 하는데도 실력이 아닌 외모를 보고, 자기 자신의 외모를 부정하며 결국에는 인위적인 조작도 마다하지 않는 현대인들의 심리. 그 속에는 아름다움을 과하게 추구하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있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미학관도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것에만 집착하는 집단 망각의 현 세태를, 작가는 설치작품과 퍼포먼스를 통해 구현해 낸다.
김구림<_YinandYang 13-S. 9>_<YinandYang 13-S. 10>_전시 설치 전경. 2014
가장 처음 느끼는 낯설음의 감정은 설치된 작품을 보는 순간 발생할 것이다. 또한 퍼포머들의 모습과 작가가 만들어낸 공간의 기묘한 분위기가 하나의 장면으로 연출됨에 따라, 이곳을 들어오는 모든 이들은 관찰자가 아닌 입장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거나 일부가 될 수도 있다. 이때 느끼는 모든 낯설음의 감정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구림_<YinandYang 13-S. 10>_혼합재료_50x50x12cm_2014
낯설음에 눈을 감지 않기를, 본인의 얼굴을 거울처럼 비추는 작품을 바라보며 본연의 모습 그 너머의 가치를 마음에 품고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한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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