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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_The Cabin in the Woods_acrylic on canvas_53cm x 45cm_2019



신창용_정신의 


 여름신창용 작가는 조문기 작가와 함께 2인전 <비문증> 통해 신작을 선보인다. ‘비문증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투명도가 유지되지 않아 망막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마치 눈앞에 뭔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질환이다일반인이라도 눈을 감은 채로 일정한 압력을 눈에 가하면 이내  개의 흰색의 물질들이 하나 둘씩 보이는 증상을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증상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경우에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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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_We Built This City_acrylic on canvas_91cm x 73cm_2019



작가는 개인적으로 비문증을 앓았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그에게 비문증이란 치료해야만 하는 대상이 아니라그만의 세계관을 재확인하는 대상으로 본다비문증은 눈을 감고 빛이 차단된 검은 배경일   무언가의 형태가  또렷하게 보인다이는 작가가 검은색 바탕을 회화의 기본 배경으로 작업한다는 점과 맞닿아 있다그는 먼저 캔버스 전체를검은색 또는 어두운 톤으로 칠한  반대색들로 형태가 드러날  있도록 물감을 칠한다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 영역에서부터 시작해 () 형태가 후에 나타나는 형국이다 때에 그가 회화에서 묘사하는 대부분의 대상들은 현실에서 이미 죽었거나대중매체의 죽음의 시퀀스에 있는 인물들을 묘사하고 있어 어떠한 의미에서든 죽음과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가진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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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_people_acrylic on canvas_53cm x 33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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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_people_acrylic on canvas_53cm x 41cm_2019



 세상 모든 생명체는  시기가 다를  모두 죽음을 맞이하지만우리는  사실을 쉽게 망각하고 산다어쩌면 이것이 우리를 현실에 땅을 딛고 살아가게 하는 기제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가는 죽음을 망각하기보다 오히려 죽음을 인지함으로써 살아갈  있다고 말하고 있다그러므로 죽음은 작가 스스로 후에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 가에 대한 탐구의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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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_concert_acrylic on canvas_91cm x 73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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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_old boy_acrylic on canvas_72cm x 50cm_2019



이러한 작가의 생각은 작품에 그대로 체현 된다그에게 죽음이란 두렵거나 무섭기만  미지의 영역이 아닌살아 생전의 인물을 반추하며  또는 그녀를 아름답게 기억할  있는 마침표이다따라서 그의 작품에 유독 단명한 인물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그는 죽음을 이야기 함으로써 개개인의 역사를 설명하고자 이런 질문을 던졌을지도 모른다.


“Why do some of the best die young? ( 위인들은 일찍 죽는가?)”

● 이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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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기_다각의지주 oil & acrylic on canvas_162.2cm × 130.3cm_2019



   조문기  _다각의 지주

   가족 간의 갈등남녀의 욕망  사회적 모순을 토대로 작업을 이어온 조문기 작가는  전시에서 새로운 주제의 작업 <다각의 지주> 선보인다조문기의 관심사가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형태의 인간관계에서 개개인의 본질적 문제로 전환됨에 따라 이에 맞는 새로운 표현법을 차용하는데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그의 대표적 일러스트레이션 화풍에서 잠시 벗어나 추상화적으로 그려진다구상과 비구상 사이의 딜레마에서 출발한 이번 작업은 해체주의적 성향을 띄며 단순한 도형과 눈에 띄는 색채 그리고 다양한 텍스쳐의 혼합으로 이루어진다조문기는 이전의 스토리 중심의 구상화로부터 멀어져 점과 그리고 면을 중심으로 하는 그림을 통해 사회적 관계가 배제된 인간의 표상을 서사 혹은컨텍스트(context) 없이 개인의 존재에 대한 본질적 문제 텍스트(text)로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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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기_다각의 지주_oil & acrylic on canvas_100cmx100cm_2019


 삼각형 혹은 사각형의 기하학적인 면들 아래로 드러난 사람의 다리회전의자의 바퀴 그리고 철제 스탠드는 온전한 추상으로 넘어가기  마지막 구상주의적 힌트이며인물에서 사물 그리고 도형이 되는 해체의 과정을 점진적으로 보여준다사람을 사람답게 지탱하는  다리의 흔적은 소실되고자아는 분열되었으며개인을 구성하는 수많은 이야기와 사건들마저 사라진 의미와 상징의 부재에서 조문기는 관계로부터 분리된 인간  자체를 이야기한다캔버스 위를 채우는 일차원의 도형들은 실은 수많은 차원으로부터 비롯되었으며비구상은 조문기가 다루어왔던 구상이라는 거대한 서사로부터의 비움이자 진화인 것이다.

● 박민주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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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기_다각의 지주_oil & acrylic on canvas_161.7cm x 97.0cm_2019